호주의 아름다움과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아쉬움

#2413

# 가족여행

패키지로 호주 여행을 다녀왔다. 첫 호주. 일본에서 귀국 후 일본 이외의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 건 10년 만인 것 같다.

정확하게는 어머니 쪽 어르신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으로 어머니와 작은 이모내외, 큰삼촌내외, 작은삼촌내외, 누나, 나 이렇게 9명의 꽤 많은 인원이 다녀왔다. 다년간 여행계를 통해 모인 금액으로 다녀오게 되었고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누나가 참가하고 나는 별도로 따라갔다. 전체 일정 중 2일은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도착하는 왕복 비행기 안에서 보냈고, 2일은 멜번에서 3일은 시드니를 여행하는 일정이었다. 일 관계상 형이 함께 하지 못한 건 계속 아쉽다.

어머니는 무릎도 좋지 않으시면서도 악으로 깡으로 앞으로 전진하시는 덕에 따라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처음부터 걱정을 수반한 여행이라 약간의 여행에 대한 향수만 남을 뿐 뭘 본 건지 솔직히 잘 기억에 남진 않는다. 이제 무릎도 시원찮으니 장거리 여행은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슬퍼지는, 자식들과 함께 하는 생애 마지막 해외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대한 누나와 함께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참가한 여행이었다.

날씨는 대체로 33도를 넘나들며 쾌청해서 좋았고(더웠고) 호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행사에서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타이트한 일정으로 피곤함은 배가 되었던 여행. 그래도 어머니와 함께 무사히 별 탈 없이 돌아왔기에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이번 패키지, 시드니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일정과 겹치면서 호텔을 옮겨 다녀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여행사의 횡포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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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번

멜번 패키지 포인트

멜번은 주요 관광지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 피곤함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패키지의 단점. 신나게 돌리고 또 신나게 돌리고. 다들 이동에 지쳐서 총 20명인 패키지 인원들의 전원 찬성에 의해 결국 마지막 날 예정되어 있던 장거리 포인트를 하나 포기하고 시내 관광으로 바꿔서 조금 여유로운 시내 관광을 즐길 수 있었다.

멜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호시어레인

호시어레인의 끝자락에서 아이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즐길 수 있었다

호시어레인은 생각보다 그 규모가 작아서 많이 아쉬웠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다. 공인된 아티스트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표현가능한 구역이라는 것이 재미있었다. 라이브페인팅을 볼 수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12사도, 이제는 7개만 남았다고 했던가.

바다에 의해 계속해서 깎여 나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 보고 있는 풍경이 항상 최신이며 언젠가는 없어질 경관이라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걸 또 컨셉으로 팔아먹네..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빅토리아 마켓에서 유명하다는 커피숍

막되어먹은 입이라 맛있다고 다들 이야기하건만 난 잘 모르겠더라는. 조금 산미가 느껴진다 정도? 한국과 다른 시장을 구경하는 건 그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 있던 인상깊었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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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

시드니 패키지 포인트

멜번 마지막 일정을 끝으로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을 이용해서 저녁 비행기로 시드니로 이동했다. 정말 타이트한 일정이 아닐 수 없었지만 따라다닐 수밖에.. 그래도 호텔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다른 팀은 그나마도 없어서 매일 다른 호텔에 투숙했다는 소리도 들렸다. 그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자축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와이너리에서 시음해본 것중에 맛있다 여겼던 헤이즐넛 향과 맛이 좋았던 것을 구매

별도비용으로 야경투어로 본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

별도비용으로 야경투어로 하버브릿지를 건너가며 찍은 오페라 하우스

여행공금을 이용해서 시드니 야경을 추가했다. 더 많은 인원이 있을 것 같았지만 다른 팀은 참가하지 않고 결국 우리 식구들만 야간투어를 하게 되었다. 나름 시드니의 불금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피곤 때문인지 감흥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이슬비가 날리는 날씨속에 방문했던 시닉 워크웨이는 운치있고 아름다웠다

힐링이 필요할 때 가보면 무척 좋을 것 같은 시닉 워크웨이는 시드니의 야경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달리 평안함을 주는 곳으로 운치 있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방문객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당일 안개가 끼어 있어서 운치가 있는 것은 좋았지만, 제대로 된 경치를 감상할 수 없었던 것은 아쉽다.

조금이지만 눈이 즐거웠던 본다이 비치

외쿡바닷가에 발 담가보고 왔다. 모래가 무척 부드럽고 더운 날씨 덕에 금세 마르고 잘 털려서 불편함이 별로 없었다. 토요일이기도 해서겠지만 뭐랄까 자유스러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시드니 타워에서 내려다본 전경

시드니 마지막 일정엔 대규모 대모로 인한 교통 정체로 관광순서가 변경되어 시드니 타워를 마지막에 가보게 되었다.

긴 여정을 끝내고 귀국길

# 여행 후기

호주라는 나라를 말로만 들어보고 처음 가본 느낌은 그냥 좋았다. 커다란 축복받은 자연을 잘 관리하고 엄격한 규제 속에 자연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잠시나마 보고 즐길 수 있었다. 이제와 돌이킬 순 없지만 일본에서 귀국 후 바로 호주로 이동했었다면 지금쯤 자리 잡고 영주권도 받고 호주 영주권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놓쳤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한국과 많은 것이 다르지만 무엇보다 부러웠던 건 도심과 자연이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고 사람들의 삶이 여유롭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어디나 문제나 있기 마련이지만,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일만 있다면, 호주에서의 삶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인이 그렇게 오라고 할 때 움직일 것을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일본에서 귀국 후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근 10년간 봉인했던 고삐가 살짝 풀린 기분이다.

# 이번 여행 포인트 기록

2024_호주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