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4
몇 년 전에 뒷굽이 너무 닳아서 수선을 했었는데 뒷굽을 깎아 내면서 밑창을 교환할 수 없는 구두라는 판정을 받았었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비 오는 날이나 젓은 곳에서 가끔씩 미끌거리는 느낌을 받아서 바닥을 보니 제대로 닳아 있었다.
크~ 정말 오래 신긴 했구나
일본에서 유학생 시절 집 근방의 신발가게에서 구했던 녀석인데 대충 15년은 넘은 것 같다. 이젠 보내야지 싶다가 바닥만 수선할 수는 없을까 싶어 인터넷을 뒤지니.. 있었다. 자가 수선이 가능한 방법이. 그래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자가 수선을 감행하기로 했다. 어차피 수선집에서 포기한 구두. 마지막은 내손으로 정리해 주겠다 생각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제공되는 툴은 프라이머, 나사, 앞굽, 뒷굽 부품이 전부다. 깔끔하지만 약간 어색한 부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선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닦고 바르고 뜯고 붙이고 조이면 끝나는 작업이었다. 프라이머를 바르는 작업은 환기가 필요했다. 좀 과장해서 잘못하다 냄새 때문에 골로 갈 뻔. 다른 건 모르겠지만 나사가 부족한 부분은 기분이 좀 상했다. 짝수라도 맞아야 하는데 하나가 모자를 건 뭐람. 덕분에 좀 더 여러 곳에 고정을 시키고 싶은 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나사가 모자라다고!!!!
뭐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앞 뒷굽을 고정시키는 작업은 쉽게 완료가 되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컷팅이 되어서 나오는 것도 있고 고무판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물론 고무판을 사게 된다면 전용 접착제나 컷팅용 도구들도 필요하겠지만. 버리긴 전 구두나 버리기 아까운 애착이 가는 구두, 좀 더 오래 신기 위해 새 구두에 적용시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동안 나만 모르던 방법인가..
어쨌건, 내가 구두를 수선했다!
구두 바닥은 사진처럼 좀 애매하고 엉성한 느낌이다. 실제로 걸어 다닐 경우, 좀 더 지나 봐야 알겠지만 앞굽의 양옆으로 공간이 생겨서 좀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 것 같다. 나사만 충분했다면 컷팅해서 좀 더 안정적으로 위치를 잡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이래저래 버리긴 전 구두로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주말 구두 수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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