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8 / 2017.06.01 ~ 06.06
나는 에세이는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읽게 된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싸게 나와서. 또 하나는 한동안 계속 추천하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전도 유망한 의사가, 어떤 의미로 죽음을 관장하던 입장에서 죽음에 순응 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중요한 순간들을 남기기 위하여 쓰기 시작한 한권의 책.
하지만, 분명히 슬픈 이야기이고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면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는 행동의 변화들이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이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채로 이보다 더 슬프고 숭고한 삶을 살아간 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내 감정이 메마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들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또한, 이 책이 이렇게 까지 유명하게 된 것은 세상이 그만큼 인간적인 면모가 사라져가고 있는, 각박해진 삶을 반증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마지막 장에서 폴이 자신의 아이에게 남기는 메세지는 확실히 여운이 남는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이 문장이 폴이 지내온 삶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이 어떠한 가치가 있었는지를 되돌아 보는 순간, 그 순간에 경중은 있겠지만, 어떤 큰 일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있어 내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돌아보게 끔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의미에 대하여 자신의 아이에게 남김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그 누군가에게는 일생을 좌우하는 위대한 일이었음을 깨우쳐 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숨을 들이마시고는 마지막으로 깊은 숨을 내쉬었다.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은 <숨결이 바람 될 때>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을 묘사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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