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4
심리학은 참 경이로운 학문이라 생각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내 맘도 모르는데 남의 속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최근 밀리의 서재를 통해 못 읽었던 책, 읽을만한 책, 읽어야지 하고 잊어버리고 있던 책을 하나씩 발견하게 될 때마다 즐겨찾기를 해 놓고 있었는데 최근 발간된, 눈에 띄기에 이제 막 읽기 시작했던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를 서평단 모집하기에 신청했고 운 좋게 서평단에 합류하게 되어 도서를 받아 보게 되었다.
우연히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를 읽게 되었는데 처음에 그저 단순하게 심리학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을 해소시킬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어떤 심리는 어떤 원인에 따라 발생함으로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도의 책이라 생각했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상담자들의 예를 통하여 다양한 심리상태가 존재하고 둥그스름하게 알고 있던 증세에도 다양한 분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읽는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 혹은 내가 경험했던 심리상태와 비교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과거의 내 심리상태, 현재의 가지고 있는 불안한 심리 상태 등을 일정 부분 해석 해 볼 수 있는 경험도 할 수 있었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해 보자면 실제 종이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베스트 서적을 기록하기도 했다니 나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가진 책이라 여겨진다.
감정을 날씨에, 기분은 계절이나 기후에 비유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뀔 수 있는 것이 날씨다.
같은 날에도 다양한 하늘이 교차하는 것처럼 감정도 날씨처럼 쉽게 움직인다.
무척 와 닫는 내용이었다. 변덕스러운 심리 변화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여기며 내심 괴로워하던 부분이 이 한 문장으로 특별한 문제라기보다는 어찌 보면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설명해 준다. 단 감정기복이 심하고 너무 극단적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이 또한 자신에게 전해져 오는 다양한 조건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정리해 보면 일정 부분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니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를 통해 우울증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과학적인 분석에 따르면 편도체의 활성화되면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감정과 생각을 잘 조절할 수 없게 되는데 이에 따라 힘든 감정이나 생각이 한 번 올라오면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의지나 노력으로 이겨내라는 말은 피해야 한다. 의지와 의욕이 떨어져 스스로 이겨낼 수 없는데 계속 부정적인 자극을 주는 건 정말 피해야 할 것 같다.
해석의 차이겠지만, 우울증에 걸려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이 떨어져서 감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사람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도 알고 있다면 좋은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기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기분의 변화를 이해하자.
그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힘이 든다고 느낄 때
병원을 찾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또 필요한 일이다.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라 여겨지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기 어려운 사회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유대관계를 중시하고 자신과 자기 주변을 비교하며 더욱더 위로 올라가서 사회적 지위를 쟁취하는 것이 제일로 치는 사회에서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이기 때문인데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흔히 새마을 운동의 결과라 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의 뒤에 가려진 문제가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계속 뒤에서만 존재하고 있으니 지금의 사회처럼 계속 병들어 온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런 말을 늘어놓는 나 역시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 심리상담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다
이 내용은 생각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본인을 행동을 잘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내 주변에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 가족, 내 지인의 행동에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의 행동거지에 일일이 관심을 두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반적인 수준의 뇌가 그 정도까지 오지랖을 넓힐 정도의 인지능력 없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의식 속에서 패턴화 되어 자리 잡은 감정을 꺼내는 것이 중요하다. 패턴화 된 감정은 방어기제로 일상을 지배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과 마음이 어떤 필요에 의해 방어기제와 같은 장치를 작동시켰는지 스스로 면밀히 살피는 것이다.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는 책 전체를 통틀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먼저 본인의 심리적 상태 변화에 대해 스스로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명히 필요한 일이다. 어떤 자극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서 일어나는 심리적 정신적 변화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문제 거나 외부에서 전해져 오는 일정한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이 원인을 알면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완전한 해결은 어렵겠지만, 원인을 알면 결과를 도출해 내기가 쉬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니까.
뇌는 변화하지 않으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여간한 의지로는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어려운 작업을 시작하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세르토닌이 분비되지만
3일이 지나면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작심삼일로 끝났던 과거를 위로해 준다.
아,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 머리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반응이 원인이었구나.. 앞으로 작심삼일, 의지박약에 대해 너무 자책하며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고 심리적 변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우리들은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좋을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거나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위험한 수위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겠지만 자각하기 어려운 수준인 경우 바로 병원을 찾는 것에는 누구나 거부감, 부담감이 있다. 책을 통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지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까지 그냥 무조건 쉬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
그 어떤 해답보다 쉽지만, 현대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방법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어렵지만 이만한 답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 역시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아무런 의욕이 없을 때 그냥 자연스럽게 회복을 위한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행동하고 자구책을 찾아 움직인 경험이 있는데 그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책을 통해 비추어 보자면 스스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몸과 정신이 쉬게끔 만들고 충분히 쉬었다 여겼을 때 다시금 움직이게 만드는 과정을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나에게서 생기는 문제는 결국 나 자신이나 나와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 될 것 같다.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만으로 충분히 잘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나만의 관점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노멀, 방법을 알고 실천만 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웅진지식하우스 (0) | 2023.09.22 |
---|---|
캐릭터 제작을 위한 블렌더 3D 모델링&렌더링, 블렌더 공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따라하며 블렌더 익히기, 이지스퍼블리싱 (0) | 2023.09.18 |
Do it! 프런트엔드 UI 개발 with Vue.js, Vue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필요한 책, 이지스퍼블리싱 (0) | 2023.08.24 |
일을 잘한다는 것, 프로가 생각하는 일의 본질에 관한 대담, 리더스북 (0) | 2023.08.22 |
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 디자인과 관련된 재미있는 비밀 이야기들, 한빛미디어 (0) | 2023.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