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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때 소중했던 것들 감상 소감

by 믹스 2018. 8. 30.

B18.040

읽다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용이 다수 있습니다. 아니, 책 전체가 따뜻한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들의 표현력은 역시 부럽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나의 가슴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한때 내 일부였기 때문이며, 나는 한때 그 사람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속해 있었다. 사랑했던, 굳이 쑥스러움에 ‘사랑’이라 말하지 못했던 이들과의 이별이 생각나며 서로 간의 일부였다는 표현이 와닫았습니다. 서로 간에 속해있었다는 것을 깨우치는 건 언제나 뒤늦지만,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이 문득 떠오르네요.

사랑은, 상대방을 알아보는 데서 출발한다.

상대를 알아보는 것.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생각하기 전에 보고 마음이 먼저 끌리는 것. 모두가 나를 알아 봐주기를 바라면서 살아갑니다. 실제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데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고 원하게 되는 건 사랑이 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것이 될 수 있지만,
이별만큼은 오직 한 사람의 것이 된다. 모든 이별은 개별적이다.

모든 이별은 개별적이다. 무척 가슴 시린 느낌입니다. 슬퍼지고, 사색하게 됩니다. 각자의 삶에서 두 사람의 삶으로 그리고 다시 혼자로. 개별적이라는 표현에서 인생은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거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부모와 자식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가?
우린 부모로서, 또 자식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잘 지내온 것인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질문이 가지고 있는 함축된 의미는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무수한 허공과 우주가 존재한다. 나 아닌 다른 이를 완벽히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저 타인과 충돌하면서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을 뿐이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을 한다면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해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작은 반복들이 메꾸어질 수 있는지는 서로의 간극을 메꾸기 위한 서로 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는 과연 나와의 간격을 좁히려는 이들에게 그들이 노력하는 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절대적인 기준점이 없기에 더 어렵다 여겨집니다.

인생에서 뭔가 선택한다는 것은 몇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뽑는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에 한 점 미련을 두지 않고 내가 선택한 것에 최대한 집중하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선택은 삶의 여백에 한 번 찍고 마는 점이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힘을 주어 긋는 선에 가깝다.

점이 아닌 선. 진정한 선택이 가지고 있는 의미.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 가려고 했던 길. 그 길의 연결점을 찾아보고 두 점 사이에 길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다음 목적을 향해 나아가던 건이 전혀 다른 방향의 점을 향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방향을 틀어야 하죠. 과연 잘하는 짓일까. 여백에 한 번 찍고 마는 점이 아니기에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명백하고 후회하지 않을 무게를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나 자신은 내가 그은 선만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제 삶의 흔적을 온전히 기록하기 위해선 자신의 내면을 향해 걸어 들어가야 한다.

진실을 감당할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사람은 없다.

이별은 좀체 학습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별이다. 다만 이별은 헤어져 영원히 잊히는게 아니라,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떨어져 빛나는, 두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별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 사람만이 공유하던 것들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기에. 어느 한쪽의 기억이 희미해진다 하여도 있었던 사실이 변함없듯이 두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별이 된다는 표현이 뭐랄까 애절하게도 느껴집니다.

세상엔 추한 것과 아름다운 것이 뒤섞여 있다. 그 뒤섞임과 혼란 속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건져 올릴 때 삶은 풍요로원진다고 믿는다

삶의 풍요로움. 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나에게 있을까. 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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