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8.039
말하는 바는 대충 알겠지만, 내용이 어렵게 적혀 있는 것 같습니다. 읽는 속도도 나지 않고, 머릿속에 남는 내용이 거의 없는 이미지입니다. 아무나 손에 쥐었다고 쉽게 읽히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가리는 책 같았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미 오래된 내용 속에서도 현재에 적용 가능한,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버려 당시에는 검증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시간이 흘러 나중에서야 재조명을 받고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 내용 위주로 이루어진 내용입니다.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감정은 바꿀 수 있다.
“오늘 어떤 나쁜 버릇을 고쳤는가?”
“어떤 잘못에 맞섰는가?”
“어떤 면에서 더 나아졌는가?”
거의 소멸 상태이거나 무의미하게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완전히 새로운 게임에 투입하면 다시 한 번 살아날 수 있다.
기성 이론은 대개 맞다. 그래서 기성 이론인 것이다. 관습적 생각도 대개 맞다. 그래서 관습이 된 것이다.
새롭게 조명받는 아이디어가 과거에는 어떤 평가를 받았으며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배경들도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이나 관리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 아닌, 현재와 과거의 아이디어에 대한 정보들만을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뭔가 뒷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수 있는 분야일 수도 있겠습니다.
음모론 같은 내용은 조금 재미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려운 느낌인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것인지, 원서 자체가 어려운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사람을 가리는 책 같습니다.
재미있는 책만 읽을 순 없지만, 잘 읽히지 않는 책을 붙잡고 씨름하는 건 잘 못 하겠네요. 아쉽게도 이 책은 반정도를 남긴 상태에서 올해 첫 중도에 하차하는 책이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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