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4
맨 프롬 어스 감상 완료.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추천 영화목록에 있기에 보게 되었는데 만족스러운 영화로 참 재미있게 봤다. 어째서 자신만이 특별하게 늙지도 않으며 14000년을 살게 되었는지 모르는 남자의 이야기. 별 예산을 들이지 않고 오두막 집 하나와 차량 몇 대,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진행되었는데 내용은 재미있었다. 어찌 보면 유치하기도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내온 자가 석학이라는 각 분야의 몇몇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14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내온 이야기를 전해준다는 설정이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기독교 문화가 뿌리 깊은 곳에 있는 서양에서 신성모독이라고 할 수 있을 아이디어를 적용한 건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자신이 큰 의미 없이 행한 것이 세월이 흘러 예수가 되었다거나 석가모니와 만났다거나 반고흐에게서 그림을 받았다거나 하는 설정도 그렇지만 극 중에서도 나오듯이 모든 이야기의 신빙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선에서 이야기를 나누어야만 하기 때문에 논리적 접근과 과학적 근거가 함께 이루어지지만 입증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나누는 것들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자신의 아들이 죽는 것을 확인해야만 했는데 어두운 화면을 통해 주인공에게서 느껴지는 건 분명 슬픔이지만 비통함 보다는 질렸다는 느낌이 전해졌던 것 같다. 영화 전체적으로 오두막집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내용의 전개가 홀로 긴 시간을 살아온 이의 외로움이 저변에 깔려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잘 조성된 전개방식이라 생각된다.
2편까지 이어 봤다.
1편보다 시간이 흐른 시점이지만 스케일은 커지고 내용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확실히 1편의 참신함이 부족한 느낌이 있었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2편에서는 1편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면모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세상 속에 속해서 살아가는 데 있을 수밖에 없는 것들 규범, 관심, 관계 같은 것들이 한 곳에 있지 못하게 만들고 떠돌아다니게끔 만든 것이라 생각되고 그런 일부를 풀어낸 것은 아닐까.
판단력이 애매한 학생이 주인공을 칼로 찌르고 놀라 도망치는 장면의 전후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종교에 대한 맹목적인 잘못된 신앙심이 가지고 올 수 있는 피해를 잘 이끌어낸 것 같다. 신앙에 관해서는 1편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1편이 신앙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지적이며 논리적 대화였다면 2편의 대화나 전개는 맹목적인 신자들이 자신의 믿음과 상반되는 진실 혹은 정론에 대해 반론하지 못하거나 판단이 흐려질 때 저지를 수 있는 행태를 묘사한 것이라 생각한다.
1편과 비교하게 되는 것들이 많은데 1편에서는 서로 간에 나눈 이야기를 기준으로 일정 영역에서 마무리 짓는 느낌이 강했다면 2편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자재력이 없는 현시대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시대적으로 10년의 차이가 있다는 배경이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세상 어디든 그 이치는 통하는 것 같다. 주인공의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던가 스스로도 위화감을 느끼는 것들이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게 만든다.
3편을 예고하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는데 2편이 나오는 것처럼 9~10년 뒤에 개봉을 할지 궁금하긴 하다. 앞으로 몇 년 남지 않았으니 궁금해진다. 2편은 1편과 달리 극장에서의 개봉이 아닌 다운로드를 전제로 하고 있어 마케팅 방식이 흥미로웠다.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라 생각되는데 굳이 시리즈를 만들지 않고 단편으로 끝냈으면 상상력을 더 자극시키는 영화였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과연 긴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현세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건지 계속해서 앞으로도 살아가게 되는건지 스토리적인 부분이 궁금하긴 하다. 이상적인 건 단편인데 이미 후속 편이 나왔으니 3편도 빨리 나와 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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