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이다. 스스로 무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건데..
이미 한참이나 지난, 기원전 세대 사람의 질문이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건 역시 그가 위대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질문과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며칠 또는 몇 년에 한 번씩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회고하고 사색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생각과 질문은 단어만 다를 뿐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과연 소크라테스식 질문은 나에게 어떤 생각(질문)을 하게 만들고 나를 좀 더 똑똑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 질문을 한다는 건, 스스로를 알아가는 길
질문을 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모른다는 것을 질문을 받는 상대에게 알려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모를 수도 있지만, 모른다는 것을 밝히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런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질문을 통해 모르던 것을 알아가고 좀 더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알고 싶은 답을 가지고 있는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서 원하는 답을 도출해 내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좋을까. 내가 모른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고 상대가 알고 있는 것을 얻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볼 수는 없지 않을까. 기본이 되는 지식은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질문을 해야 질문의 질도 좋아지고 대답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가치를 알 수 있다. 결국 질문을 하기 전에 스스로 정말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인지 지식의 습득이 가능한 범위의 것인지 분별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질문에도 기술이 있다. 무턱대고 질문을 한다면 상대가 화를 내거나 심하면 다시는 상종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질문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이 책이 필요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설득을 통해 상대를 나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기술을 가르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처럼 질문을 한다면 이런 설득이 아닌 질 높은 질문을 하게 되며 나의 수준을 올릴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그 어떤 때보다 흥분되고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만이 경험한 것들을 남에게 전달할 때 '자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말을 끊는다거나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 애쓰는 일도 많았던 것 같다. 결국 깔끔하게 서로 간에 좋은 기분으로 정리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지만.. 결국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는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며 경청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듣기만을 바란다. 대화를 하는 데 있어 가장 나쁜 경우가 아닐까.
상대를 자연스럽게 설득하고 싸움에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똑똑한 질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다음 7가지의 질문하는 법을 제안하고 있다. 지혜는 놀라움에서 시작한다. 호기심을 유지하라. 용기를 내서 과감하게 질문하라. 판단하되 집착하지 마라.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해 보자. 연민하되 공감하지 마라. 상대가 짜증 내도 마음에 두지 마라. 이러한 질문법은 바로 와닫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체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이다.
각 장에서는 해당 장의 내용을 정리하며 독자 역시 스스로에게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질문을 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만들어 준다. 나름 의미 있는 질문들도 다수 있으니 한번쯤 시간을 내어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후기
지식사회다.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지식의 깊이와 유일무이성은 지적재산으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다. 남의 지식은 내가 흡수하고 나의 지식을 상대에게 전달하면서 상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누가 그랬던 것처럼 모르는 건 죄가 아니고 모른 채 지내는 것이 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통해 나와 다른 지식, 생각을 가진 이들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배우며 좀 더 똑똑해져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에서 일하게 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경우의 대부분은 서로 간에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우선시해서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도 종종 마주치게 되기 때문인데 서로 간의 상호불가침 같은 이상한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려질 수 없다는, 지면 계속 질 거라는 기류가 강하게 흐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말은 맞고 네 말은 틀렸다가 아니라 나도 틀릴 수 있고 너도 틀릴 수 있으니 우리의 지식을 합쳐서 궁극적인 지식을 이루자가 합리적인 대화의 목표라 생각된다. 서로가 자아에 빠져 자기주장만을 되풀이한다면 생산적이지 못하다. 한발 물러나 내가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해 상대의 지식을 붙여 나가며 그림을 완성해 나가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즉,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고 계속해서 질문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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