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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다이어리 레버리지 -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을 위한 다이어리

by 믹스 2026. 9. 5.

#2619

꾸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다이어리를 손에서 놓은 적이 거의 없다. 몰스킨, 트래블러스 노트를 주로 사용했고 최근에는 트래블러스 노트 포켓 사이즈를 쓰고 있는 중이다. 다이어리 관련 책을 그렇게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라서 이 분야 책들과 비교해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오래 써오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 나오는 다이어리 관련 콘텐츠에는 좀처럼 손이 안 가게 되는데 이번엔 좀 달랐다.

밀리의 서재 관심목록에 담아두고 출퇴근길마다 조금씩 읽었는데, 「다이어리 레버리지」라는 제목부터가 다이어리를 그냥 감성적인 기록장이 아니라 뭔가를 얻어내는 도구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따라 해야 할 지침서라기보다는, 오래 다이어리를 써온 사람이 자기 방식에 몇 가지를 얹어보기 좋은 참고서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기록에 성공하는 여덟 가지 전략

이 책은 성장형 기록이라는 개념을 앞세우며 고민하기, 준비하기, 실행하기, 활용하기를 거쳐 마지막엔 묻고 답하는 단계까지 다섯 단계로 나눠놓았다. 그 안에 촘촘히 여덟 가지 전략이 박혀 있는데, 준비 단계에서만 기록의 목적 정하기, 다이어리 고르기, 기록 거리 고민하기, 루틴 만들기, 기록 마인드 갖추기까지 다섯 가지를 짚고 넘어간다. 실행 단계로 넘어가면 유연한 기록 방식과 목표 관리, 논리적 사고까지 세 가지가 이어지는데, 각 전략의 제목이 하나같이 "까다롭지만", "번거롭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식으로 시작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여덟 개나 된다니. 다이어리를 쓰다가 몇 번쯤 포기해 본 사람의 마음을 저자가 먼저 읽고 선수 치는 것 같은 톤이랄까.

중요한 것은 내가 기록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덟 가지 전략 중 어느 한 가지가 특별히 도움이 됐다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다이어리를 대하는 자세나 기록의 목적의식처럼, 평소엔 딱히 들여다보지 않던 내 기록 생활 자체를 돌아보게 됐다는 점이었다. 오래 쓰다 보면 다이어리는 그냥 손에 익은 습관이 돼서 왜 쓰는지는 잊고 어떻게 채울지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 책은 그 순서를 다시 앞뒤로 뒤집어준 셈이다.

불렛저널 방식을 한동안 활용하다가 어느 순간 약간의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멈추게 된 뒤로 다시 활용하고 있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내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에 살짝 와닿는 데가 있어서 조금씩 도입해 볼 생각이다. 여덟 가지 전략을 책에 나온 순서대로 하나씩 다 적용해 볼 생각은 없지만, 지금 쓰는 다이어리에 없던 부분만 골라 하나씩 얹어볼 만한 참고 거리로 삼으면 될 듯하다. 전부 다 받아들이려 했다면 오히려 예전 습관과 충돌해서 며칠 못 가 흐지부지될 것 같은데, 필요한 부분만 골라 얹는 식으로 접근하면 부담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결국 다이어리는 개인적인 것이라서

자기계발을 위한 기록은 내적인 성장 혹은 변화를 기대한다면,
자기개발을 위한 기록은 외적인 성취를 기대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두 단어를 구분해서 쓰는데, 계발(啓發)이 마음가짐이나 태도 같은 내면의 변화에 가깝다면 개발(開發)은 눈에 보이는 성과나 결과 쪽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책의 한계라면 다이어리 활용법이라는 게 원래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라서, 저자가 효과를 봤다고 소개하는 방식이 모든 독자에게 똑같이 맞아떨어지긴 어려울 듯하다. 이미 자기만의 기록 체계가 확고한 사람이라면 여덟 가지 전략 중 상당수가 새삼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다이어리를 사놓고 며칠 못 가 포기해 본 적이 많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지침이 너무 많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따지고 보면 이 책은 정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선택지를 늘려주는 책에 가깝다.

마무리

오래 다이어리를 써왔지만 뭔가 늘 아쉬운 구석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여덟 가지 전략 중 한두 개만 건져도 책값은 하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이미 자기만의 방식이 확고하게 잡혀 있고 더 바꿀 생각이 없다면 급하게 손이 갈 책은 아닐 수도 있겠다. 나는 당분간 필요한 부분만 하나씩 얹어볼 생각이고, 다음 다이어리를 새로 시작할 때쯤 이 책을 한 번 더 펼쳐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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