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
뭐 흔한 이야기지만 10년 전에 어머니 부탁으로, 모종의 이유로 보험사에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했었다. 가입시점에는 정규직이었기에 초반 1년 정도 매월 50만 원으로 시작했었고 과한 것 같아 30만 원으로 줄이고 그리고 10만 원으로 낮추면서 유지를 해 왔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납부하면서 꽤 목돈이 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난 주식에 눈을 뜬 상태였고 보험사 상품 해지 시 손해를 보지 않는 구간까지 계속 유지하느라 힘들었었다. 최근 드디어 손해를 보지 않는 구간에 들어왔기에 연금저축을 운영 중인 NH투자증권으로 연금이전을 신청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금방 될 줄 알았던 일이 한 달 정도를 소비하게 만들지는 몰랐었다.
문제의 발단
흥국화재에서 운용하던 연금저축상품을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기 위해 증권사 앱에서 이전 메뉴를 통해 확인했지만 흥국화재의 상품이 보이지 않았다. 일단 증권사에 문의를 했더니 그럴 일이 없다면 흥국화재에 연락을 해보라고 했다. 통화를 하니 상품약관에도 그렇고 어디에도 이전과정에 제재를 주는 요소는 없었지만, 은행연합에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연금납입 확인서를 자기네 회사에 제출해야만 진행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게 뭔 소리. 정책이 시행된 지 한참이건만 아직도 개발을 하지 않고 있었던 거였다. 이래서 보험사들이란..
이전을 원하면 니가 지금 납입하고 있는 IRP, 연금저축펀드등 타사에서 납입 중인 연금의 모든 납입내역을 제출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내가 대신해줘야 하는 의무가 없고 지들이 잘못해 놓고 해결을 위해선 내가 서류들을 가져다 드려야 행동을 해준다는 거였다. 정말 짜증이 나서 회사에 전자민원도 넣어보고 했지만 결국 네가 서류를 줘야만 진행이 가능한 상황. 원론적이라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들을수록 짜증은 배가 되었다.
1차적으로 짜증도 나지만, 더는 흥국화재와 관계를 이어가기 싫었기에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 삼성증권은 모바일 앱에서 납입 내역서를 바로 발급가능했다.
- 신한투자증권은 유선을 통해 납입내역을 사이트에 등록된 이메일로 발급받을 수 있었다.
- NH투자증권은 우편으로만 발급이 가능했다.
- NH투자증권의 IRP가 있었는데 계좌만 만들고 운영은 하지 않고 있었다.
어쨌든 귀찮지만 서류를 제출했다. 그랬더니..
신한투자증권은 회사직인이 없어서 무효. IRP는 납입내역이 없어서 불가능.. 회사 직인이 있는 걸로 다시 제출하란다.
은행연합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흥국화재. 더 나아가서는 보험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더 커졌다. 자기들이 필요로 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과 홍보를 하고 다 될 것처럼 사람을 끌어모으고 정작 필요로 할 때는 나 몰라라. 해결하려면 네가 힘써서 증명해라 막무가내 식이다. 정말 싫다. 이미지가 좋을 수가 없다.
9월이나 되어야 프로젝트에 투입되기에 9월 초 출근 후에 주변에 있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서류를 받아 제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랬더니.. 달이 바뀌기 때문에 관련 서류도 다 새로 필요하다고 한다. ㅎ 한번 꼬이니 계속 꼬인다. 짜증. 사람의 심리란..
9월 초 출근한 직후여서 조금 여유가 있기에 주변에 있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을 돌며 직인이 찍힌 서류를 받아서 제출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해당 서류를 받을 수 있는 건 본인에 한정되기 때문에 우편이 아닌 사진으로 찍은 것만 보내도 인정된다는 점이었다. 이것까지 우편으로 원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면 정말 귀찮아서 큰일 날 뻔했다.
다행히 우여곡절 끝에 모든 과정이 끝나고 NH투자증권으로의 이전을 위한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서 마무리되었다. 금요일에 신청이 되어서 월요일에 금액이 이전되기까지 2 영업일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금방 되는 것이 사전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흥국화재 덕분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각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제 연금저축보험에서 10년간 적립했던 꽤 묵직한 금액을 연금저축펀드에서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수료등을 포함해서 보험사에서 해지를 해도 수익권에서 해지를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런 수익권이 아니었다면 아마 옮기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해지를 했다면 그동안 받았던 세액공제액을 반납하면서 끝내야 했는데 그 돈도 적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감안하면서 이전을 진행했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대략 한 달 정도 고생을 한 것 같다.
연금저축 이전 계획이 있다면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보험사의 안일한 행태를 욕하고 싶기도 했지만,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연저펀을 옮길지 고민하고 있는 분 중에서 동일한 문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남긴다.
- 옮기고자 하는, 현재 운용 중인 증권사의 연금저축메뉴에서 이전을 선택했을 때 옮겨오고 싶은 보험사나 증권사가 목록에 나오는지 확인을 한다.
- 목록에 나오면 신경 쓸게 없다. 나오지 않는다면 살짝 긴장하자.
2-1. 보험사 연금 관련 계약 시 이전에 대해 제약이 있을 수 있다.
2-2. 오래된 상품의 경우, 보험사가 일을 하지 않아 은행연합에 등록하지 않았을 수 있다.(본인 케이스) - 2-1의 경우는 경험은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손해보지 않는 구간까지 유지하거나 그냥 쭉 가지고 가는 게 상책이라 생각된다. 본인이 경험한 2-2의 경우, 보험사를 통해 은행연합에 확인해서 다른 곳에서 운영 중인 연금보험(연금저축펀드, IRP)의 계좌들에서 직인이 찍힌 납입 내역서를 제출받아 전달해야 한다. 또한 연도별 납입 내역이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본인도 그랬지만, 연저펀 쪽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들은 계좌만 만들고 납입을 하지 않은 사람도 간혹 있을 텐데.. 납입 내역서에 연도별 정보가 아예 출력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은행연합에 의해 거부당한다. 그래서 본인도 계좌를 해지하고 진행했다.
주의사항
- 납입내역서, 납입확인서 등은 모두 직인이 찍혀 있어야만 유효하다.
- 신한투자증권은 유선으로 신청 시 이메일로 내역서를 받아 볼 수 있지만, 직인이 찍힌 서류를 받기 위해서는 직접 증권사를 방문해야 한다. 직접방문이 싫어서 직접 해지할 경우, 해지 내역과 관련된 서류를 추가 제출해야 한다. 이래저래 귀찮다.
- NH투자증권은 유선으로 신청하면 우편이나 팩스로 전달받을 수 있고, 납입내역이 없을 경우 계좌 개설일부터 지금까지의 공란상태로 받아볼 수 있는데 연간 납입내역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연합에서 거부당한다.
- 삼성증권은 모바일로 신청하면 직인 찍힌 서류를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 과정이 완료되고 은행연합 등록과정도 완료된 뒤 보험사 - 증권사간 이체는 대략 2~3일 정도 소요된다.
처음에는 자기들이 일을 하지 않아서 잘못된 일을 떠넘기는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보험사에 민원도 넣어보고 금감원에 문의도 해봤지만, 결국은 보험사에 크게 작용시킬 수 있는 힘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객모집 할 때는 다 될 것처럼 알랑방귀를 끼고 실제로 지급해야 할 때는 온갖 이유를 대며 지불하지 않기 위해 지랄을 하는 행태와 다를 바 없는 경험을 하게 되니 더욱더 보험사가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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