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4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이 한 문장이 어찌 이리 와 닫는지 모르겠다. 평등을 주장하는 공산주의에서도 불평등, 부익부 빈익빈이 만연한데 자본주의, 민주주의는 말할 필요도 없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은 모두 이러한 불평등한 삶에 부조리함을 느끼고 다들 불만을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종교인들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간혹 뉴스를 보면 이것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불평불만을 가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분노로 바뀌고 그 대상을 찾아 표출하게 된다. 책에서 언급된 마흔을 기준으로 이 나이를 넘으면서부터는 쾌락의 양을 늘려가기보다 고통을 줄여 나가는 방법이 더 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굳이 마흔이라는 나이로 선을 그을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한 기간이 있고 어느 곳에서나 중간 관리자로서의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있을 어찌 보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나이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 제목처럼 단순한 숫자에 의미를 두면서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닌 비이성적인 존재다. 동감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잘못될 일이 없는데 나도 그렇지만 머리로는 이성적인 판단이 어떤 건지 알지만 부지불식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은 비이성적인 동물이다. 눈앞에 욕망의 대상이 있다면 이성적인 판단보다 본능적인 감각에 의해 행동하게 된다. 이러한 순간적인 판단에 실수를 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외부의 자극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삶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자유'라는 단어와 어울릴 것 같다. 그리고 자유로워진 만큼 행복해지지 않을까.
고통은 해소되지 않는다. 항상 일정량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한 가지가 해결되면 다른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듯 고통은 없어지지 않는다. 객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에 좌우되는 만큼 고통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오랜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스스로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고통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되겠다. 젊어 고생 사서도 한다고 했던가. 놀아본 놈이 나중에 대성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행동하기가 무서워서 경험하지 못한 채 지내던 이들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나아갈 길을 정하고 잘못된 길로 다시 들어서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려서 욕구를 억압하는 방법만 배우다 성인이 되어서 늦게 배운 도둑질로 인생 종 치는 경우도 있으니 정답이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닌 것이라 생각된다.
가끔 너무 익숙해진 것들에 대해 당연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고,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고, 부당한 요구에도 사회적 통념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따라야 하는 등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많지만, 진짜 당연한 것일까? 어려서는 이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던 것 같다.
암암리에 당연하게 행해오던 것들이 시대가 바뀜에 따라 당연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깨우치기 시작하면서 '정의'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가지게 되었고 사회를 움직이는 이들이 자신들의 장기짝을 양산하기 위해 공들여 만들어 놓은 체계에 스스로 들어가도록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서 허덕이다 낙오가 되는 이들과 일찌감치 눈을 돌려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더 일찍 스스로에게 다양한 경험과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지만, 당연한 것이 있다면 인간으로서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알아가며 자신만의 '행복'을 발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순간이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이며 현실이다. 사람마다 강약의 차이는 있겠지만 죽을 것이 같은 힘든 하루기에, 흔히 당장 오늘 죽을 수도 있는데 내일이라는 미래에 대한 꿈과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을 미리 살아 볼 수는 없다. 미래를 논하며 나아가는 것도 좋지만, 당장 현재에 집중하고 제대로 생활하지 않는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까?
'오늘 하루만.'이라는 생각에 오늘의 나에게 당근만을 제공한다면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다람쥐 챗바퀴처럼 도는 사회생활이지만 그 안에서도 내일을 위한 현재를 착실하게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현실을 부정하기보다 지금을 나아가는 사람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만이 진실하고 현실적이고 확실한 것이다.
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철학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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