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B03
책표지
이제야 겨우 책을 읽었습니다. 상당히 읽는데 인내가 필요했던 책이었습니다. 정말로 책 읽는 데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끌리던 호모데우스의 몇 구절
현대인에게 죽음은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해야만 하는 기술적 문제이다
언제부터 죽음이라는,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을 기술적인 문제로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백신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의료의 비약적인 발달은 예전부터 내려온 상상의 산물이었던 '불사신'을 기술적 문제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있다는 점은 대단하다 여겨지면서도 이것이 실현되었을 때, 세상에 가지고 올 문제점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 보게끔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인간은 항상 더 낫고 더 크고 더 맛있는 것을 찾는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심은 그 크기와 끝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손에 들어온 것보다 남의 손에 있는 것에 눈이 가는 것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정도를 넘지 않으며 만족할 수 있는 범위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떡은 항상 커 보이는 법이니까요.
역사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위대한 상수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절대 불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것부터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사물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무엇이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진 초기의 사상, 형태가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승리한 것은, 적어도 기술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는 중앙 집중식 데이터 처리보다 분산식 데이터 처리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견해는 어떻게 도출시키는 것인지.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글로써 풀어내는 것은 또 다른 능력이듯 저자가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써 정리시킨 내용을 읽다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가 수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숙고한 내용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상평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이라 뽑아 봤습니다.
저자의 전작, '사피엔스'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감에 구입한 뒤로 쉽게 읽히지 않아 완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버리고 말았는데요. 이 정도의 양을 소화하고 저술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로만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런 두꺼운 책들을 집필하는 작가들은 도대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전작과 마찬가지로 방대한 내용을 읽기는 했지만, 저로서는 간단히 정리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창피한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스스로 '내가 난독증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 말이죠. 사피엔스를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읽기는 했습니다. (일단 소정의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흑)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사피엔스가 과거에서 현재까지를 다루었다면, 호모데우스에서는 현재에서 미래를 향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IT산업에 전 인류가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공유시킴으로써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무의식적인 부분까지도 분석을 통하여 최상의 결과를 도출시켜주는 완벽한 개인화 서비스로 종교에 가까운 추종자들이 생겨나고 결국은 일종의 종교적 상태를 띤 '디지털교'의 탄생까지 예상하는 부분에선 뭔가 닭살이 돋기도 했습니다.
별생각 없이 읽다 보면 호모데우스라는 책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겠지만, 읽으면서 조금씩 저자가 제시하는 제안, 상상하는 범위를 따라서 생각하다 보면 읽는 재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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