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8.034
이 책은 읽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습니다. 잘 읽히지도 않는 내용이라 읽는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던 책이었습니다. 다 읽고 난 소감을 미리 말씀드리면, 이 책. 경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저 같은 초보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경제에 관해 관심이 없던 사람인지라 읽으면서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뭔가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경제를 이해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책 속의 내용이 생활과 밀접한 내용에 대해 해설을 잘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힘 있는 소수가 시장을 장악하는 독과점 경제입니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처럼 권력을 쥔 조직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포기하지 않아요. 한 나라의 경제가 만들어내는 부를 나눌 때 원청회사가 자기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가져갑니다. 그 조직에 속한 사람들도 일한 것에 비해 과도하게 가져가고요.
대기업은 자기 회사보다 저임금으로 일을 시키고 싶어서 하청을 줍니다. 그리고 공정거래법상 저촉이 안 되는 한 이익을 상대방에게 안 남기고 자기가 다 빨아들이려고 하지요. 게다가 사회문화적 이슈와도 관계되어 있고요
하부조직에 속해 있다 보면 늘 느끼는 것들이 “갑”사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분명히 일은 많이 하는데 제가 속해 있는 회사로 떨어지는 비용은 적다는 괴리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딱 그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주는 자는 적은 양으로 항상 더 많은 일을 시키고 싶어 하고, 받는 자는 그 반대의 입장을 취해 보지만, 항상 약자의 자리가 바뀌지는 않는 현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하고 저성장 사회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사회 전체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누가 나서든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하는 순간 반발이 일어날 거예요
고성장을 이루어낼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면 힘든 일이라 여겨진다. 아니, 그 배경을 몸소 겪은 세대와 지금의 세대가 바뀌는 시점이 되어야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어쩌면 지금이 그 시작을 향한 작은 움직임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머리는 조선시대, 몸은 일제강점기, 겉에 입은 옷은 미국에 걸쳐 있어요. 중앙집권적이어서 맨 위에 있는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실제 중요한 결정은 관료가 알아서 하고요. 국민은 5년에 한 번씩 왕을 뽑는 것에 불과한 정치체제죠.
우리나라를 일종의 ‘프랑켄슈타인 사회’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것저것 억지로 꿰맞춰 만든 사회, 전(前)근대와 근대와 현대가 병존하는 사회죠. 그 안에서 사는 사람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뭔가 이 문장에서 상당히 우습지만, 씁쓸한 느낌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시대적인 변화에 어렵게 어렵게 적응해 온 것일 뿐일 텐데 뭔가 희극을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 당연히 여기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정치에 관심도 없고 경제에도 문외한이지만 이제라도 알고 싶은 저와 같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경제와 정치. 지금까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알고 있어야 할 문제점들을 어째서 지금까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을까요? 한번 읽는다고 해서 흡수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다시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조금씩 되씹으면서 읽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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