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8
어떤 형식으로든, 규모의 유무를 떠나서 프로젝트에서 기획을 담당해 본 경우라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능할 것 같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보 기획자의 업무라는 것이 어디든 비슷하고, 기획자의 입장은 어지간해서는 어디서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경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기획은 무척 중요하고 그 중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인정할 만한 잘하는 기획자나 PM이 적다는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화면에다 와이어 프레임으로 영역만 구분 지으며 일을 다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일은 하지 않고 입으로만 일을 하다 힘들어진다 싶으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는 기획을 시작하려는 새내기들이 보면 무척 좋겠다. 판형도 작고 페이지수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읽다 보면 그 내용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입문, 초급 수준의 기획자라면 필독서가 아닐까. 나중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기획을 엉망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추천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을 접하면서 조심해야 할 건 무언가 거창한 것을 알려주진 않는 부분이다. 그저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를 길게 풀어놓은 책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기획자는 오늘보다 내일, 좀 더 나은 다음을 위한
질문을 더 많이 던지면 좋겠다.
잠시 내 경험을 언급하자면 본업은 기획은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업계에 있다 보니 많은 기획서를 보게 되었고 어떤 기획서가 좋은지를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었기에 몇 년 전의 프로젝트에서는 기획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이력서에 기획도 가능하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수단이긴 했지만, 이 당시 약 1년 정도 기획을 담당하며 나름대로의 성과를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옆에서 보는 것과 직접 그 일을 직접 하면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내부 이해 관계자들, 고객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재차 확인하고 문서화하여 다시 확인을 거치는 무한반복의 작업이 이어지면서 멘털이 흔들린 적도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통해 퍼즐을 하나씩 맞추어 나가며 자리 잡아가는 것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확인될 때 기뻤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면서 느낀 경험이 있기에 이 책이 기획자나 기획자와 밀접하게 협업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문서의 핵심은 포맷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나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최종적으로 써내려 가는 공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획자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리하고 기록하고
이를 다시 공유하는 절차를 통해 스스로는 물론이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업무 스킬을 익혀야 한다.
기획자는 질문으로 프로젝트의 존재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질문으로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때로는 내 생각을 전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질문은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경험을 통해 그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과정들을 경시한 채로 잘못된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다 발생하는 경우의 리스크는 오롯이 담당했던 기획자의 몫이 된다. 이전에 했던 질문이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물어보고 답을 도출해 내야 한다.
모든 것은 경험해 보면 알게 되는 내용이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모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라보게끔 만드는 일을 꾸준하게 해 나아가야 한다. 통일성 있는 깔끔한 문서는 보는 사람도 즐겁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물이지 포장지가 아니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간혹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자의 경우 거의 디자인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좀 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기획자는 여러 의견과 제안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기획자는 적절한 질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야 하고 이렇게 획득한 정보를 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하여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가 몇 년 전에 나왔었다면 그 당시의 기획을 좀 더 높은 수준으로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기획자는 흔히 동네북이 되기 쉽다. 잘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잘못하면 융단폭격은 우습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기획자를 가만히 보면 공통적인 문제점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미팅을 자주 길게 한다고 해서 정답이 아니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걸러내고 올바르게 방향키를 잡을 수 있어야만 잘하지는 못해도 기본은 하는 기획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다. 그래도 책을 읽으며 당시에 내가 했던 기획자로서의 업무 방법이나 방향성을 되짚어 봤을 때 모자란 부분은 있었어도 틀리지는 않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는 기획자가 프로젝트를 대하는 자세, 팀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후배 기획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책의 내용이 쉽게 체득될 수 있는 구조로 짜여 있는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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