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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라면 사전에 꼭 계약서를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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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장 minamiland 2020. 1.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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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당연한 이야기죠?

저는 프리랜서입니다. IT 업종의 퍼블리셔라는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그동안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임했던 계약서 문제로 약간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그만두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잘은 몰라도 IT 프로젝트의 경우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프로젝트 장소에 들어간 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편입니다. 출근 당일에 계약서에 도장 찍는 형식이다 보니 프로젝트에 들어와서 나가기 애매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계약사항에 큰 이슈가 없다 여기면 그대로 도장을 찍는 경우죠. 이번엔 들어간 날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요. 덕분에 사전에 계약서 사본을 요청한 뒤 찬찬히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이상한 부분이 있어 지금까지 일했던 회사들의 계약서들을 확인하며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흔히들 말하는 독소조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측에 이런 계약서로는 할 수 없다는 취지를 알리고 수정을 진행했는데 1차 수정은 제 의도를 수용할 수 있다곤 했는데 계약서 상에서 수정이 더 필요한 조항을 발견해서 최대한 작업자 쪽에 유리하다 여겨지는 조항을 추가시키려 했지만 여기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철수를 한 거죠.

수행 기간 연장 시 무상보수?!

불편하다 느낀 조항

“갑” 사업의 특성상 “을”는 계약 기간 내에 프로젝트 진행 일정에 따라 사무를 완료하여야 하며, 제2항의 용역 수행 내용 확인 시 검수 완료가 되지 않아 사무 수행 기간이 연장되거나 “을”의 사유로 인해 사무 수행 기간이 불가피하게 연장될 경우에는 “갑”는 이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제가 여기서 불편하게 느끼게 된 이유는 이 항목의 경우, 위임 일자가 지났음에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 검수 완료의 책임 소재 부분은 단순히 계약서만 놓고 봤을 때 프로젝트 자체적으로(고객사나 갑 측의 사정에 의해 검수가 지연되거나 고객사와 갑간의 협의 부족을 원인으로) 생기는 문제들, 사측의 일정 관리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사유까지 을이 책임진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내포하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수행 기간 연장에 대해 무보수로 책임까지 질 수는 없죠. 이 부분에서 약간 과민해졌던 것 같습니다.

다른 파트에 같은 시기에 투입된 분이 계셔서 계약사항 얘기를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렇게 까지 보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고 조금 속상해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사측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조금은 구구절절하게 적었습니다.

수정을 요구한 내용

"갑" 사업의 특성상 "을"는 계약 기간 내에 프로젝트 진행 일정에 따라 사무의 완료를 위하여 성실히 임하며, 사전에 "갑"과 "을" 상호 간에 협의된 일정의 준수를 우선으로 한다. "을"는 기본적으로 "갑"이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곳에서 "갑"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성실히 임한다. 상호 간에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되는 "고객사" 및 "갑"의 요구에 "을"가 응할 의무가 없음으로 수행 업무를 명확히 하며 지정된 업무 외의 업무는 추가 협상을 진행한다. 상호 간에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을"의 일방적인 사유로 인해 "갑"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을"에게 원인이 있음을 명확히 하여 "갑"은 이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이 항목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나오게 된 것인데요. 대충 풀어서 정리하면 이런 내용이 되겠죠??

  • 갑은 을을 고용했다.
  • 갑은 을을 업무태도 전반을 관리할 의무가 있다.
  • 갑과 을은 업무 진행 시 협의에 의해 협의한 내용에 한해 업무를 진행한다.
  • 을은 고객사나 갑의 일방적인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
  • 을이 실수를 했다.
  • 을의 실수가 고의적이지 않고 확인을 거친 작업이다.
  • 갑의 관리 소홀로 일어난 일임으로 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 하지만, 을이 확인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면 을에게 책임이 있다.

누군가의 조언을 받아 이렇게 적은 건 아니고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며 나름대로 정리해서 제출해 본 거였죠. 역시 이 부분에서 조금 말이 오가고 서로 마무리하는 걸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okky에 올라온 글을 참조해 보자면 대부분 이러한 무리한 조항들이 실제 분쟁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근로법과 연계가 되는 부분이 있어 무효가 될 수 있다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라도 근로자로서 인정을 받게 되면 해당 조항은 무효가 가능하다는 것이니 모든 항목에 목매지 말고 진행해도 무리는 없다고도 합니다.

이런 조항, 계약단계에서 회사의 입장 및 권리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한 부분이긴 합니다. 프리랜서에게 일을 위임 및 위탁한다는 것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지기 바라는 건 당연한 조항이긴 하죠. 주변을 둘러봐도 통상적으로 이 정도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히며 나가는 프리나 개인에게 무리한 사항을 요구하는 회사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긴 합니다. 서로 조심하자는 취지의 조항이라고 생각됩니다.

마무리

초안의 조항을 내거는 사측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개인자격으로 일하는 프리랜서의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에서든 약자에 속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보니 최대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두자는 개인적인 욕심도 조금은 내비치고 있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사측에서는 도망갈 구멍만 만든다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젝트 자체는 개인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있었던 내용이어서 야근도 각오하고 들어가려 했었는데 초반에 단추가 잘못되다 보니 스스로도 과민하게 생각하고 대응한 경향도 없잖아 있다 생각하고는 있습니다.(약간은 후회도 되고요.) 아쉽긴 하지만 다행히 실제 바쁘게 움직이기 전 상황이었고 실 작업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인계할 내용도 딱히 없어서 서로 간에 좋은 관계가 성립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웃으며 악수하고 나오긴 했습니다.

이번에 이 일을 겪으면서 그동안 프로젝트 수행 시에 계약서를 꼼꼼하게 제대로 읽어 보지 않았어도 문제는 없었지만 운이 좋았던 것이고. 앞으로는 일하기 전에 꼭 사본을 사전에 받아서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통상적이고 노멀 한 계약서라도 서로 간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맺는 서면상의 약속인 만큼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데도 굳이 스스로 약자가 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긴 시간 프리를 한 것 같았는데 계산해 보니 올해로 프리 시작한 지 3년 차 들어서네요. 이제야 프리 3학년 시작이면 아직 배워야 할게 많다는 것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좀 더 담대해질 필요도 느꼈고요.

참고자료

이번 조항에 대한 작성이나 주변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봤던 정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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